공부는 왜 하니

Posted at April 26, 2010 16:41// Posted in inspiration/text

주말에 우연히 tvN에서 하는 ‘공부의 비법’이라는 희안한 쇼를 보게 됬다. 영역별 일타강사(강좌 개설하자마자 마감되는 강사를 지칭)들이 나와서 애들을 협박해가며 효율적인 공부 방법을 설명하는 내용인데 보면서 마음이 안 좋았다.

 

너무 뻔한 이야기를 참 구라빨 세게 잘도 한다. 이 정도 되면 선생님이 아니라 거의 엔터테이너 수준이다. 나만 믿으면 9등급이 1등급 된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국정 교과서만 쓰는 게 아닌데 교과서만 보면 반드시 망한다나.

인강 시대에 이런 식으로 쉽게 공부방법을 알려준다면 도움이야 되겠지만, 질문이 틀렸다. 공부 잘해서 1등급 받고 좋은 학교 가면, 그 다음엔 뭘 할까? 그래봤자 어짜피 세계 100대 순위에도 못 드는 학교고 학부 우리 나라에서 안 나온 아이들도 이제 수두룩한데. 이젠 그나마 대학 입학 후에 술마시고 방황이라도 하던 시기도 없다. 좋은 회사에 취직하겠다고 맘 먹은 아이들의 학점 따기 레이스는 네버앤딩인데. 레쥬메 셀링하기 충분할 정도의 스펙을 갖추고 신입사원 시절부터 시원시원하게 쏴주는 (그러나 직원의 여가는 다 내끄야~! 라고 외치는) 회사를 가면, 그 다음은? 피라미드의 끝에 누가 누가 먼저 올라가나 묻는, 다시 반복되는 경쟁의 무한 루프.

A가 시계 산 거 자랑하더라. 모임에 B가 새 차 끌고 나왔어. C가 벌써 이사 달더니 아나운서 아무개랑 사귀어. 진짜 민간인이랑 다르긴 하던데. 나도 성공해서 연예인 만날까? D가 H대 어드미션 나왔대. “분발해야겠어.”

어느새 내 주변은 이렇게도 분발하는 사람들 투성이다. 다들 어디가서 스펙으로 안 밀린다. 어릴 때 생전 공부 못 한다는 소리 못들어보신 분들. 그러나 사람을 등급으로 나누는데 익숙하고 내가 1등급이라는 확신을 혼자서는 갖지 못하고 반드시 외부의 시선이 필요하다. 진짜로 자존감이 건강한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

또 무척 똑똑들 하지만, 그게 다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 요만큼도 모른다. 내가 언제 행복한 사람인지, 정말 하고 싶은 게 뭔지, 심지어는 내가 느끼는 지금 이 감정이 사랑인지 아닌지조차 계속 주변에 물어보고 확인 도장을 받아야 안다. 처음부터 바라보는 곳이 잘못되었으니 평생을 계속 분발만 한다. 제일 뻘쭘한 케이스는 사람들이 모두 성공했구나 박수치는, 꿈꿔온 그 순간을 맞이했을 때 중년의 사춘기가 와버린다. 여기서 잘못 삐끗하면 숭하게 늙는 게 어떤 건지를 온 몸으로 보여주시기 시작한다. 아이고….

삶에 의미를 찾는데 꼭 종교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영적으로 채워지지 않은 분발은 껍데기 뿐인 결과를 돌려준다. 이 글은 또한 맨날 분발해야한다며, 불안감만 느끼면서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 내게 쓰는 편지다. 제대로 된 질문이 필요하다. 공부는 왜 하고 일은 왜 하고 사람은 왜 만나고 사랑은 왜 하나. 너는 왜 세상에 나와서는 밥을 축내면서 살아계시는가. 진정함 없이는 열심이 다 소용이 없다.

April 26, 2010 16:41 April 26, 2010 16:41


몹시 현대적인 연애

Posted at March 24, 2010 00:47// Posted in inspiration/text
 
베이킹 재료 사러 마트갔다가 엉뚱하게 산 문고판. 제목이 도저히 안 집어올 수가 없다(!)
 
여튼 결론은 연애도 사랑하는 감정도 현대의 발명품이었더라. 이런 시대에 태어나 함부로 연모 따위 했다간 죽는 거였더라. 누군가를 만나서 애틋해지고 그와 살고 싶어하는 마음 따위 품어서는 안되는 거였다. 아무리 울고 짜고 힘드니 해도 신분이 다른 사람과 혼인했다고 죽여버렸던 시대와 지금의 고민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
 
세자인 남편이 이미 남편이 있는 여자와 사랑에 빠져 정신줄을 놨는데, 남편을 살리고자 친정 엄마와 상의해 임금 몰래 그 여자를 입궁시키고, 그 여자가 낳은 아이의 유모를 구해주는 에피소드에서는 악 소리가 나온다. 도대체 옛여자들은 어찌 그런 삶을 살아낸거야 새삼 놀라웁다. 경악하는 내게 그런 자리면 현대라고 뭐 다르냐고 묻는 엄마. 아 그러게. 하지만 사랑은 식어버리고 엘리제궁은 따분하다며 너나 가지라는 여자도 있긴 하잖아.
 
아무튼 몹시 건설적인 결론을 내리자면 마음대로 마음 주고 거둘 수 있는 현대의 삶이란 얼마나 다행한 것인지. 비록 그 마음이 내 마음대로 잘 안된다 한들 아무도 나를 죽이지 않으니 얼마나 좋아요.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오니, 제 죄를 용서해 달라는 청원이 도저히 안나오던 한 달이었지만, 시간을 길게 늘이고 거리도 좀 더 떨어져서 관찰하면 내 사건과 아픔 따위 아무 것도 아니어라. 내 지금 마음 쏟은 대상이 무엇이든 다 지나가리니, 부디 의미있고 재미있고 가치있는 일을 찾으며 행복할 지어다. 삶이 정말 중요한 일을 위해 쓰일 수 있도록.
March 24, 2010 00:47 March 24, 2010 00:47


윤미네 집

Posted at March 16, 2010 01:03// Posted in inspiration/text

 

사진집을 이렇게 펑펑 울면서 보기는 처음이다. 1990년에 초판 1000부만 펴낸 뒤 절판되었는데 본 이들에게 알음알음 울림이 쎄서 헌책방을 뒤진 이들이 많았단다.

순간순간 카메라를 들고 자녀의 성장을 기록하는 아버지는 많겠지만 쉼 없이 꾸준하기란 어려운 일 일것이다. 게다가 결국 이렇게 책으로 묶기란 더욱. 사진은 그냥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었을 뿐이다. (자라면서 사진속의 아이들이 그걸 사랑으로 느꼈을지, 아 우리 아빠 특이해, 귀찮아~ 이랬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엄마와 얘기했다 ㅎㅎ) 특히 부제를 보는 순간 맘이 쿵, 먹먹해져서 순간 모든 사운드가 꺼지고 적막해지는 느낌이었어.

어떤 의미에선 이번 주말의 독서는 내게 터닝포인트가 될지도 모르겠다.

March 16, 2010 01:03 March 16, 2010 01:03


I want you to want me

Posted at August 15, 2008 12:42// Posted in inspiration/text

I want you to want me @ Moma,

Design and the Elastic Mind


이 글 보고 생각나서, 다시 가져왔다.

제 아무리 연결된 세계를 살아도

사람들은 각자의 방에서 무릎을 끌어안고 외롭다. (나만 그런가? ㅋㅋ)

August 15, 2008 12:42 August 15, 2008 12:42


나는 배웠다

Posted at Febuary 08, 2008 11:44// Posted in inspiration/text
나는 배웠다.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나를 사랑하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되는 것뿐임을.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선택에 달린 일.


나는 배웠다.
내가 아무리 마음을 쏟아 다른 사람을 돌보아도
그들은 때로 보답도 반응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신뢰를 쌓는 데는 여러해가 걸려도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임을.


삶은 무엇을 손에 쥐고 있는가가 아니라
누가 곁에 있는가에 달려있음을 나는 배웠다.
우리의 매력이라는 것은 15분을 넘지 못하고
그 다음은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 더 중요함을.


다른 사람의 최대치에 나를 비교하기보다는
나 자신의 최대치에 나를 비교해야함을 나는 배웠다.
삶은 무슨 사건이 일어나는가에 달린 것이 아니라
일어난 사건에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달린 것임을.


또 나는 배웠다.
무엇을 아무리 얇게 베어낸다 해도
거기에는 언제나 양면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사랑의 말을 남겨놓아야함을 나는 배웠다.
어느 순간이 우리의 마지막 시간이 될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므로.


두 사람이 서로 다툰다고 해서
서로 사랑하지 않는게 아님을 나는 배웠다.
그리고 두 사람이 서로 다투지 않는다고 해서
서로 사랑하는게 아니라는 것도.
두 사람이 한 가지 사물을 바라보면서도
보는 것은 완전히 다를 수 있음을.


나는 배웠다.
나에게도 분노할 권리는 있으나
타인에 대해 몰인정하고 잔인하게 대할 권리는 없음을.
내가 바라는 방식대로 나를 사랑해주지 않는다 해서
내 전부를 다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는 것이 아님을.


그리고 나는 배웠다.
아무리 내 마음이 아프다 하더라도 이 세상은
내 슬픔때문에 운행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것을.
타인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는 것과
내가 믿는 것을 위해 내 입장을 분명히 하는 것.
이 두가지를 엄격하게 구분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나는 배웠다.
사랑하는 것과 사랑받는 것을.



- 샤를 드 푸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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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음악에서 처음 듣고 kaka님 홈페이지에서 다시 발견

트라피스트 수도회 출신으로 예수의 작은 형제회를 설립한 샤를르 드 푸코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많은 이들이 자신의 시라고 주장하고 있다.

류시화 시 선집-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않은 것처럼- 에 실려있단다.
Febuary 08, 2008 11:44 Febuary 08, 2008 11:44


단순함의 법칙(The Laws of Simplicity)

Posted at January 14, 2008 01:56// Posted in inspiration/text
 

리건 과장님과 바꿔보기 하여 읽은 책, 단순함의 법칙

나는 단순해지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
디자인/기술/비즈니스/일상 모두에 있어 뭐든 너무나 과해서 탈인 시대를 살고 있으니까.

"나는 복잡성 이전의 단순성에 대해서는 조금도 관심이 없지만,
복잡성을 넘어선 단순성을 위해서는 목숨이라도 내놓겠다."
- 웬들 홈즈 -

TED website에서 서핑하다 존 마에다가 강의한 영상이 있어 올림.
이 아저씨 생각보다 재밌네.. 목소리는 살짝 비호지만.
January 14, 2008 01:56 January 14, 2008 01:56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Posted at January 13, 2008 12:30// Posted in inspiration/text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울려고 봤는데
생각보다 많이 웃었다.

고마워 만욱군
오빠같은 동생아.
January 13, 2008 12:30 January 13, 2008 12:30


색, 계 (色, 戒: Lust, Caution, 2007)

Posted at November 04, 2007 01:35// Posted in inspiration/text



숨막히는 무삭제 정사신?
안 야하다고는 말 못 하지만, 너무 그 쪽으로만 기사가 나오는 거 같아.

살다보면
당신의 섹슈얼 테이스트와는 관계없이,

떨어지는 매를
소리내 울지도 못하면서
어금니 꽉 깨물고 참을 수 밖에 없는 시간이 와.

어느 시대를 살았어도
어떤 권력을, 어떤 명분을 가졌어도,
그대의 몸을, 아니 영혼을 안았다 해도

피할 수 없는

그런 시간에 대한 영화.

November 04, 2007 01:35 November 04, 2007 01:35


마케팅2.0

Posted at October 31, 2007 09:32// Posted in inspiration/text

Marketing to the Social Web 읽다가 정리가 맘에 들어서 열심히 타자쳐서 공유해봅니다.

Old Marketing vs. New Marketing

Components

Old Marketing

New Marketing

Marketing mindset

Use one-way, one-sided communication to tell brand story

Nurture dialogue and relationships; be more transparent, earn trust, build credibility

Brand equity

Brand recall is holy grail.

Brand value is determined by customers: How likely are customers to highly recommend the good or service?

Segmentation

Group customers by demographics.

Group customers by behavior, attitudes, and interests - what's important to them.

Targeting

Target by demographics, especially for media buying.

Target according to customer behavior.

Communication

Broadcast style: create and push message out for customers to absorb.

Digital environment for interactive communication through search and query, customer comments, personal reviews, or dialogue.

Content

Professional content created and controlled by marketers.

Mix of professional and user-generated content, increasingly visual.

Virality

A nice feature but popularity too often driven by flashy presentation rather than contents.

Virality based on solid content about remarkable products or features that will get people talking and forwarding e-mail.

Reviews

Think Michelin Guide: the experts weigh in.

Think Zagat or Amazon: users review and vote on everything.

Advertiser/

Publisher role

Publisher establishes channel and controls content to gather an audience for the advertisers who sponsor channels or programs.

Build relationships by sponsoring (not controlling) content and interaction when, where, and how customers want it.

Strategy

Top-down strategy improved by senior management drives tactics.

Bottom-up strategy builds on winning ideas culled from constant testing and customer input.

Hierarchy

Information is organized into channels, folders, and categories to suit advertisers.

Information is available on demand by keyword, to suit users.

Payment

Cost per Thousand (CPM): Emphasis on costs; Advertisers buy with the idea that Share of voice = Share of mind = Share of market

Return on Investment (ROI): Invest in marketing for future growth and profitability based on measurable return.



- Market is a conversation이란 포스있는 한 문장

- 데모그래픽(1924F)으로 세그멘테이션하는 기획서
 좀 그만 써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

- Share of voice = Share of mind = Share of market
가 성립되던 좋은 시절 진작에 지났고,
연간 쏠 수 있는 광고 예산이 300억쯤 되는
돈이 마빡에 튀어서 주체못하는 여유있는 기업이 아니면
광고예산 ROI관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내가 돈 경쟁사보다 더 쓰라고 클라이언트 압박,
하고는 있지만 나도 안다 이거 돈 낭비라는 거)

등등의 요즘 머리 속에 떠다니던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책 추천 드립니다.
아직 번역서는 없는 거 같지만
쉽게 써놔서 심지어 잉글리포비아 멜양도 금방 읽었습니다. :-)

October 31, 2007 09:32 October 31, 2007 09:32


Set up cost

Posted at October 16, 2007 09:51// Posted in inspiration/text


성인 여자는 화장을 한다.
경우에 따라 화장 안 한 얼굴은 예의없다고 여겨지기 때문이고,
화장하고 예뻐진 얼굴은 모 화장품 광고 카피처럼 권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침에 거울을 보다 최규완 선생님이 생각났다.
여자는 기본적으로 남자보다 셋업코스트가 많이 든다고,
남자는 10분이면 출격준비가 가능하지만, 여자는 한 시간은 드는 것 같다고,
이 차이를 좁히려면 다른 데서 시간을 아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었다.

옷 입는 것, 화장하는 것 모두
여자로 태어나서 눈치안보고 즐길 수 있는 꽤 재밌는 놀이 중 하나지만
셋업코스트가 과해지면 줄여야 한다.

그러니까 이 포스트를 왜 쓰고 있냐면
어째 나이 들수록 화장하는 게 귀찮아진다고,
바비브라운 여사가 중년 여자도 화장에 따라 이렇게 인간이 달라보인다고 협박하셔도
"아잉, 귀찮아요" 라고 대답하고 싶다고 말하고 있는 거다.

셋업코스트 줄이는 린전략에 집중하다보니
이어지는 메이크업 스킬의 퇴보(?)
그냥 맘에 드는 에스테틱을 꾸준히 다니거나
현대 의학의 발전을 믿는 편이 낫다고 말하는

게으른 여자의 변명.

책 볼 만 하다. 단, 이 바닥을 잘 모르는 남성 동지들을 충격에 빠뜨릴 염려가 있다. :-)

October 16, 2007 09:51 October 16, 2007 0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