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언니에게

Posted at January 11, 2012 02:48// Posted in inspiration/people

때론 특별히 마음가는 사람이 있다.

난 그녀를 첫 직장에서 만났다. 그녀는 남들보다 일찍 어른이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에 있었고, 내 주변 사람들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4년제 대학 졸업장을 들고 사회에 나오지도 못했다.

나는 우선 언니가 선이 곱고 예뻐서 좋았다. 금요일 캐쥬얼을 입어도 되는 날, 언니는 청바지를 입고도 어찌나 여성스럽고 단정한지, 보고 있으면 흐뭇했다. (내 안에 남자가 있나봐요….) 나는 신입사원 때부터 부장님이라는 별명으로 불릴만큼 쓸데없이 무거웠던 반면, 언니는 별명이 ‘징징이’일 정도로 늘 어리광과 애교가 있었다.

나는 금새 회사를 옮겼고, 우리는 일 년에 한 두 번쯤 얼굴 보는 사이가 되었다. 우리는 두 계절에 한 번 만나 모시는 상사 욕을 하기도 하고, 답 안나오는 연애 상담을 하기도 했다. 언니는 부족한 공부도 더 하고, 일에서도 다른 도전을 해보고 싶다고 이야기 했었다. 계획은 실행되었고, 새벽 5시면 일어나 출근하고, 퇴근하면 밥 못 먹고 학교로 뛰어가 수업을 듣는 날이 계속되었다. 학기 중엔 어찌나 징징거리는지 들어주기가 딱했다. 때론 신촌 가까이 사는 내게, 너 집이면 나랑 저녁 좀 같이 먹어달라고 맥빠진 목소리로 전화를 하곤 했고.

이제 논문만 남았단다. 봄이면 결혼 한단다. 형부 되실 분에 대해 들으니 언니를 따라다녔던 딴 남자들보다 착하고 반듯하고 믿음직스럽다. 공부 좀 하더니 남자 보는 눈도 생겼구나(!)

나는 세상 성공했다는 어떤 사람들보다, 언니가 존경스럽다.

언니가 견뎠을 시간 앞에서 나는 맨날 일부러 쌀쌀맞게, 그만 좀 징징거리고 그 상황에서 배워야 하는 것들은 뭐였냐고 물어댔지만, 사실 무척 힘들었을 거 안다. 언니가 초라해졌을 상황과, 떨려도 꿈꾸는 표정을 할 수 있었던 상황을 짐작해본다. 마음이 아프면서도 한편 따뜻하고 뭉클하다.

오늘 들려 준 언니의 새로운 계획을 축복하며. 자신없다고 징징거리면서도 결국 다 해낼 거 아니까, 올해부턴 나한텐 징징거리기 예고편만 하고, 본방송은 이제 형부되실 분한테 합시다. 다시 한 번, 난 참 언니가 대견하고 기특하고 존경스럽다. :)

January 11, 2012 02:48 January 11, 2012 02:48


은발이 너무해

Posted at July 22, 2011 00:25// Posted in inspiration/people

능력은 안 되더라도
외모는 이런 느낌으로 늙고 싶다.
아오 예뻐.

근데 울 어무이 아부지를 보면
도대체가 검은 머리 파뿌리 될 기미조차 안보이니
은발은 안되겠네. 흠.

July 22, 2011 00:25 July 22, 2011 00:25


이 글에선 그를 '좀비 씨'라고 부르기로 한다.
하필 좀비 씨가 된 사연은 맨 마지막에. ㅎㅎ

먼저 고백하자면 나는 좀비 씨가 누나, 나 이런 아이디어가 있어요, 심장이 얼굴에서 뛰는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설명할 때는 진짜 이 아이디어를 비즈니스로 만들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저러다 말겠지, 몇 달 하다가 치우고 그냥 병특 회사나 왔다갔다 하고 연애나 하겠지 했다.

힘 닿는대로 그 회사에 예산을 집행할 수 있는 지인들을 찾아 회사 소개서 같은 걸 돌려주긴 했지만, 막상 다만 몇 천이라도 꽂는 곳은 안 나왔다. 괜찮아 보여, 이런 상황에서 쓰면 좋을 것 같아 정도의 말이 오갔을 뿐. 중간 중간 고민이 있어요 이슈가 있어요 이야기 할 때도 누구든지 할 수 있는 몇 마디 '관전평'을 날렸을 따름이다. 늘 나는 말만 많지 아무 것도 바꾸지 못하는 문순이이자 이미 엉덩이 무거워진 늙은이일 뿐이었고, 좀비 씨를 비롯한 어린 친구들에게 바람은 잡아놓고 정작 나는 마른 길로만 가려하는, 심지어 뭐 그리 대단한 일이 있었다고 그 방향으로 난 모든 길에서 도망가고자 했던 겁쟁이일 뿐이었다.

오늘 좀비 씨가 복잡한 표정으로, 예전과 좀 다른 차원의 고민을 이야기하는 걸 들으며 확 느꼈다.
어머 너, 엄청 컸구나.
우리가 처음 만난 인연이 그런 관계였기 때문에, 좀비 씨를 더 어리게 봤는지도 모르겠다(말 지지리도 안 듣고 고집 센 선수와 코칭 스텝 정도? ㅋㅋ).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누나가 머리 속으로 생각하는 거 다 만들어줄 수 있어요, 구현은 문제 없어요, 할 때 하이고 그 놈 참 구라도 쎄게도 친다, 생각했었다.

지난 겨울 내가 제대로 속 얘기도 아니하고 징징거릴 때, 네 위로가 자주 고마웠었기 때문에 이런 글을 쓰고 있는 건 아니야. 진심 오늘 좀 감동했거든. 이런 저런 고민에 속이 계속 시끄러웠었는데, 신기하게 좀비 씨와 대화를 하면서 깔끔히 정리된 기분이다. 이렇게 사람들은 서로 알게 모르게 도움을 주고 받기도, 때로 상처를 주고 받기도 하나보다.

좀비 씨의 고민에 내가 "지속 가능한 상담자"가 될 수 있을까. 지금 좀비 씨의 성장 속도를 봤을 땐, 머잖아 힘들어 질 듯 싶다. 어느 날엔가는 온화한 웃음을 지으며, 허나 속으론 누나 잘 아는 것도 할 줄 아는 것도 없잖아, 라고 말할 날이 올 듯 싶어 왈칵 마음이 급해졌다. 성질 못된 내게 자극은 선배들보다 후배들에게서 온다.

뭐 예상하셨겠지만 이런 글은 뻔하고 허무하게 끝낼 수 밖에 없다. ㅋㅋㅋ
나도 분발할 테니, 좀비 씨도 분발해 주세요. 이 정도?
내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많이 갔고, 오늘 들은 지표도 훌륭했고, 네 성장 속도도 훌륭하여라.

아참, 그가 좀비 씨가 된 사연인즉슨
어느 창업팀이나 요새 개발자 구하기가 참 어려운가 보더라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게장을 먹으며.

"그래서 좀비 킹이 있어야 돼요."
"무슨 소리야?'
"정말 잘하는 슈퍼 개발자가 있으면 그 사람 보고 다른 개발자들이 모이거든요. 좀비 킹이 있으면 좀비가 늘어나듯이요."

살짝 송구하오나 참 좋은 비유같다. ㅎㅎㅎ

April 19, 2011 22:57 April 19, 2011 22:57


나를 따르라

Posted at September 23, 2010 00:55// Posted in inspiration/people

지난 주부터 좋은 리더 또는 매니저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둘 다 쉽게 될 수 있는 게 아닌데 말이지. 또는 리더십이나 매니징 스킬이 연습으로 나아질 수 있을까, 그 한계는 어디까지일까가 궁금하다.

공교롭게도 최근 내 맘 깊이 가장 따르고 있는 두 남자의 구라(?)가 정확하게 일치해서 어디 유명한 사람이 한 말인가 싶었는데 딱히 그런 것 같진 않다. 리더가 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한데 첫째, 의사 결정한 후에는 바보같아 보일만큼 신념을 갖고 실행하기. 둘째, 사람들은 손가락으로 산을 가리켰을 때 산이 멋져서 따르기보다 의외로 그 손가락 주인이 가진 에너지를 따르므로, 전쟁터에 뛰어나갈 때 내가 제일 먼저 총알받이가 되는 걸 두려워 않는 태도. 오예, 말은 쉽지.

왜 기업이 계속 성장해야 하냐고 물어서 MBA한 아저씨들을 다 벙찌게 했던 건축가는 회사가 더 커질 수 있는 몇 번의 기회가 있었으나 버렸다고 했다. 그렇게 되면 덩치는 키울 수 있는데 가격 경쟁하는 판에 자꾸 들어가야 한다고. 지금 정도의 팀을 매니지 하기도 힘든데, 더 커지면 사람들 관리하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워 질 걱정도 하셨다. 가격 경쟁하는 판에 들어있는 회사들은, 덩치는 큰 데 실제 수익은 그의 회사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고 했다. 아저씨 경영자 공부를 따로 한 건 아니어도 본능적으로 가치성장을 하려고 노력하시는 걸로 보였다.

문제는 그는 좋은 리더이지만, 웃기게도 아직 좋은 매니저는 못된다는 거. ㅠ_ㅠ 매일 3시간 정도밖에 못잔다고 하셨다. 자다가 새벽에 눈이 떠져서는, 그냥 출근한다고. 엑셀에 오늘의 태스크를 생각나는대로 다 적고 나서야 마음의 평화가 온단다. 그리고 아침마다 전 직원들에게 그 태스크를 쪼개 프린트해 주고, 저녁엔 걔들이 다 잘 되었는지 크리틱하면서 끝낸다고 했다. 본인은 실무에서 점점 빠지면서 전 직원의 비서가 되어가는 느낌이라고도 했다. 지금처럼 마이크로 매니지먼트 하지 않아도 조직이 돌아갈 수 있는 방식을 말씀드려 보았으나, 문제는 디자인 작업의 퍼포먼스는 어떻게 측정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거다. 그냥 아, 보시니 좋았다 해야 할테니…. 이제 비서를 두셔야 할 때가 왔고, 아랫 사람들과 수익을 셰어하는 방식을 고민해보시라(자기 스테이크가 있어야 신이 나죠….)는 정도로 대화는 끝이 났다.

주변에 사업하신지는 좀 됐는데, 회사는 성장해도 좋은 매니저가 되는 법은 잘 모르시거나, 그런 사람을 밑에 두지 못하셔서 다크써클 무릎까지 내려오신 분들이 꽤 많은 것 같다. 아무리 사업이 잘되신대도 안쓰러운 일이다. 블로그 들르시는 분들 중에, 매니징 스킬을 코칭해주실 만한 분 계시면 소개 좀 부탁드려요. 아우, 아저씨 그러다 마흔 줄에 훅 가는 수가 있어요, 라고는 차마 입밖으로 꺼내지 못했다.

September 23, 2010 00:55 September 23, 2010 00:55


알랭 드 보통 TED talk

Posted at June 06, 2010 19:29// Posted in inspiration/people


<불안>을 말로 풀어서 이야기 하는 버전.
June 06, 2010 19:29 June 06, 2010 19:29


성공적으로 망해본 경험

Posted at December 01, 2008 17:57// Posted in inspiration/people

1.

이번 주에 업데이트 될 엔써미의 길연 대표님과 JP 이사님의 인터뷰에서 나왔던 한 마디가 잊혀지지 않는다. 두 분 다 공통으로, 엔써미 이전에 다른 회사를 창업했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같은 맥락의 대답을 하셨다.

“잘 망했죠.”

자세한 이야기는 스포일러(?)가 될터이니 후에 동영상을 통해서 봐 주시옵고. :-)

그 날 이후 계속 ‘잘 망하는’ 일에 대해서 생각하였다.

Spark 파티 이후 몇몇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도 생각은 이어졌다. 사업 경험이 있는 사람을 둘로 분류한다면, 성공적으로 망해 본 경험을 자산으로 쌓은 사람과, 그 경험에서 상처만 남긴 사람으로 나눌 수 있을 게다. 말하자면 나는 후자에 가깝겠다. 하지만, 그나마 철 없을 때 사업한답시고  돈도 잃어보고 사람도 잃어 본 경험이 없었다면, 지금과는 몹시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있지 않았을까 싶다.

우리 나라는 불확실성에 대한 회피가 심한 문화를 갖고 있다. 도전을 앞에 둔 사람을 응원하기보다 안정을 지향하라고 가이드 하는 광경은 어찌 보면 새로울 것도 없다. 그럴 수록, 잊지 말자. 어떤 찬란한 성공만큼이나, 성공적으로 망해본 경험 또한 주목받을 가치가 있다. 잘 망한(?) 여러 사람들의 경험 위에 흔치 않은 성공이 얹혀 있다는 걸 우린 자주 잊는 것 같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어리면 어릴 수록, 많이 시도하고 방황하고 실패해 봐도 된다고 허락되었다. 그것이 당신에게 주어진 특권이며, 주변에서 뭐라고 떠들어 대건, 보낸 날이 남은 날보다 많아져 버린 루저 같은 어른들이 하는 말이니 그냥 씹으면 될 지어다.

수많은 시도 중에 성공으로 기억되는 건 소수일지니, 잘 망해본 경험도 열심히 발굴하고 주변에 나눠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를 비롯하여 말 많은 여러 사람들, 좀 더 겸손해 져야 할 게다.

고 정주영 회장님 자주 했다던 그 말을 기억하면서.

‘해보기나 했어?’

2.

약간 다른 종류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과거 없는 현재는 없다.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되었더라? 웃기지 말자. 요새 독특하기 그지 없는 ‘장기하와 얼굴들’이 너무 뜨고 있어서 조금 기분이 이상한데 (특히 이바닥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은 듯), 눈코에서 드럼치던 기하씨 없이 이런 밴드가 하늘에서 뚝 떨어질 리 없다. 내 기억에 02년부터이니, 햇수로만 7년. 예전엔 이런 뭐랄까 능글함(?) 같은 거 전혀 없는 청년이었는데 ㅋㅋ 나의 독특함이나 셀링 포인트, 강점을 알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결론은, 해보고 나서 이야기하자는 거. 지금 이 순간 무척 성공한 듯, 뜨고 있는 듯 보이는 사람들이 하루 아침에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라는 거다. 혹은 지금 이 순간 지지부진해보이는 당신의 모습이, 몇 년 후 어떻게 변할 지 알 수 없다는 이야기. 실패에서, 경험에서 배우는 사람이 되어 보자꾼아.

December 01, 2008 17:57 December 01, 2008 17:57


유머감각이 곧 능력

Posted at October 04, 2008 19:23// Posted in inspiration/people

동영상하고는 별 상관 없는 글. 배경 음악과의 절묘한 조합을 자랑한다. ㅡ_ㅡV

요새 들어 유머감각이 꽤 중요한 ‘능력’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누구라고 말은 몬하지만 요새 일주일 간격으로 만나고 있는 C모 대표님. 음. 이제 뭐라고 불러야 하나. ㅋㅋ 난 이 아저씨 볼 때마다 아 저 등치에 저 유머감각이 어디서 나오는 걸까 웃겨 죽갔다. 물론 갈수록 스트레스풀한 상황이 되어가니 그 유머감각이 점점 빛을 잃고 있는 듯도 하지만. 대체로 이 분 불타는 개그혼을 주변에 발산 못해 안달난 종족으로 분류된다. ㅎㅎ

회사에서 떠오르는 얼굴은 일명 인삼보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영웃김 차장님과 제이킴. 역시 매일매일 새로운 개그를 시도하는데 10개 던지면 한 개쯤 성공할까 말까? ㅋㅋ 늘 안웃긴다고 억지로 =_= 심각한 표정 지어드리지만, 그대들 덕에 소녀 웃는 날이 많사옵니다.

뭐 그리 엄청나고 대단한 일 한다고, 이마에 내천자 긋고 앉아서 심각하신가. 즐겁지 않으면, 마음이 부르지 않으면, 안 하면 그만이다. 일도 사랑도, 나는야 너무 심각한 게 흠이야.

가벼워지자꾸나.

October 04, 2008 19:23 October 04, 2008 19:23


나는 손담비가 존경스럽다

Posted at August 20, 2008 00:17// Posted in inspiration/people

중학교 3학년 때였나, 기억이 잘 안난다. 나는 조로하여 어깨에 힘 좀 주고 흥, 아이돌이란~ 하면서 전람회나 넥스트 공일오비 화이트 뭐 이런 자들을 좋아하던 나름 공부 좀 하는 애였다. (악플금지! +_+)


수학여행을 앞두고 장기자랑 준비를 해야 했다. 한참 전사의 후예가 떠서 온 세상을 호령-_- 하던 시절이었다. 보통 그런 건 좀 논다하는 끼있는 애들 무리가 알아서 해주기 마련인데 ㅠ_ㅠ 우리반에 유난히 인재가 없었더랬다. 얼떨결에 다섯 명 채워야 한대서 머리 수를 맞추게 되어 "버렸다". 그렇다 버렸다. 완전 몸 베리고 얼굴 베리고 이래저래 베렸다. 으흑.


그 때 알았다. 세상 만만한 건 하나도 없다는 거. 춤만 추는 붕어자나! 지껄였는데 아 세상에 춤추는 게 그렇게 어려운 걸 줄 뉘 알았냐고요. (물론 그런 쪽 재능을 전혀 타고 나지 않은 탓도 없다고 못하지만 흐흐) 내가 보기에도 내 몸짓은 얼마나 어리버리하고 못 봐주겠는지, 꿩처럼 눈을 감아 버리고 나는 아무 것도 못봤다고 우기고 싶었다. 아직도 어렴풋이 그 때 입었던 옷이 기억나는데, 브이넥 쫄티에 힙합바지라고 불렸던 한 쪽 다리에 두 다리 다 넣을 수 있는 통 큰 검정색 진 종류였던듯. (으악, 기억에서 지우고 싶다!)


왜 까마득한 옛날 생각이 났냐면, 요새 피트니스 센터에서 무려 퍼스널 트레이너까지 함께 하시며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돈지랄 좀 해봤다. 이대로 물살로 삼십대를 맞이하면 슬플 거 같았다.) 연예인들 볼 때 마다 생각했다. 쳇 늬들처럼 맨날 트레이너 붙어서 운동하면 못할 게 뭐 있니, 나라도 하겠다.


오 제길슨, 나라도 하겠다 완전 취소. 내 담당 트레이너는 요새 한참 뜨고 있는 손담비가 데뷔 준비하던 시절부터 같이 운동했다는데, 그녀 말하길 처음에 봤던 담비씨가 지금의 담비씨가 아니었단다. 시작할 땐 꽤 중량감 있었다고. 다만 한결같이, 매일매일, 하루도 안 빼놓고 운동하러 왔었다고.


그 이야기 들은 다음부터는 이 아가씨 완전 달리 보이며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아아아;;;;


타인의 성공을 비웃지 말자. 누구나 남말은 참 쉽게 한다. 물론 나도 예외가 아니다. 근데 그런 생각 들때마다 속으로 이렇게 말하기로 했다. '니가 해봐 이년아'


타인의 성공은 존중 또는 존경 받아야 한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프면 문화는 좀 버려 줄 때가 되었다. 그 비싼 땅을 사기까지 얼마나 열심히 정보를 탐색하고 씨드머니를 모았겠냐고. 어쩌면 열라 사소한 것에서부터, 우리는 남의 성공을 인정하고 그 성공 뒤에 당연히 흘렸을 땀을 쉽게 말해버리는 습관이 있다는 생각, 아무리 운동해도 안 내려가는 몸무게 숫자를 보며 해봤다. ㅠ_ㅠ


운동하고 살빼고 근육만들기 참 힘들다 정도로 일기를 쓰고 싶었던 건데 참 산으로 간다. 흐흐.

August 20, 2008 00:17 August 20, 2008 00:17


당신은 메시지다 - 보노와 프로덕트 레드

Posted at Febuary 12, 2008 15:09// Posted in inspiration/people

프로덕트 레드는...


프로덕트 레드 캠페인을 잠깐 소개하면, 2006년 세계경제포럼(WEF), 일명 다보스 포럼에서 U2 멤버 보노와 보비 슈라이버가 공동으로 주창한 프로젝트고, 아프리카의 에이즈 확산을 막아보자 가 목적이다. 공동설립자 보노는 다들 아니까 됬고, 보비 슈라이버는 JKF의 조카란다. 아놀드 슈왈제네거 와잎의 오라방인거지... 재밌는 건 프로덕트 레드가 비영리 단체가 아닌 유한회사라는 점이다.

많은 셀러브리티들이 앞다투어 이 캠페인의 취지에 공감했다. 보노만큼이나 스스로가 미디어인 오프라 윈프리가 열심이고, GAP의 경우 광고모델 해주겠다고 여러 명이 줄섰더랬다. (스티븐 스필버그, 페넬로페 크루즈, 다코타 패닝, 제니퍼 가너, 앤 해더웨이 등등... 이 링크 참고)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를 시작으로, 아르마니, 컨버스, 갭, 애플, 모토로라 등이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델도 동참했다.

 


World Economic Forum에서. Bill G, Bono and Michael Dell


 
마이크로소프트 레드몬드 캠퍼스. 사진 출처 블로그 레드


보노는 섹시하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가기 위해서는 말이 담길 그릇이 필요하다. 
보노는 그래서 섹시하다. 자신이 메시지이자 메시지를 유통할 채널이고 미디어임을 안다. 당신 그 자체가 의미다.

누구에게나 아이디어는 있다. 그러나 실행력은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또한 영향력도 다른 문제다. 프로덕트 레드 캠페인을 보면서, 한 사람의 영혼이 세상을 구하는 방법을 생각했다. 구원을 말하며 다른 소비를 부추긴다고?? 손가락질 하지 말자. 어짜피 무엇을 말해도 소비는 부추김 당하게 되어 있다. 우리는 소비하지 않고는 스스로를 확인할 수 없는 세계를 살고 있으니.

요즘 한참 온에어 되고 있는, 우리 세대에겐 정말 우상이나 다름 없었던 한 뮤지션의 광고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 당신이 지금 차를 팔고 있으면 어떡해요...

우리가 영어 발음을 한글로 어떻게 표기할 지나 고민하고 있을 때, 누구는 "You Can Change the World"를 외치고 있다. 이런 '건강한 자본주의'는 교육용 언어를 바꾼다고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다.

Febuary 12, 2008 15:09 Febuary 12, 2008 15:09


다섯 살 땐 몰랐거든요

Posted at Febuary 06, 2008 23:10// Posted in inspiration/people
1.

쳇, 나보다 한글도 늦게 깨우쳤는데 자식 공부 좀 했네.
의대에 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솔직한 심정은 이에 가까웠다.

다섯 살에 놀이터에서 처음 만났다. 같은 아파트 같은 라인, 엄마들도 금새 친해졌다. 우린 미술학원을 같이 다녔고, 유치원에 손 잡고 들어갔다. S는 사슴반이었고, 나는 기린반이었다. 선머슴아같은 나와 달리, 반도 너무 어울리게 '사슴'반이면서 말도 참 여자같이 해서 난 그 아이가 좋았다.

신기하게도 우린 연락이 끊기지 않았고, 새 학교에 진학하거나, 이사를 하거나, 중요한 결정을 내리거나 할 때 서로 소식을 주고 받는 사이가 되었다.


2.

사슴반의 어머니는 잘 듣지 못했다. 귀에 대고 크게 소리쳐야 알아듣곤 하셨다. 오랜만에 통화한 그녀는 하고 많은 전공 중에 이비인후과를 갔다고 했다.

병원은 아직도 드라마 종합병원이 인기를 끌던 10년전에서 크게 버전업 된 것 같지 않다. 세상에, 반도 무려 사슴반 그 여리여리하고 가늘던 아이가 따귀도 맞고 엎드려뻗쳐도 하고 머리도 박는 조직에서 견디고 있다. 여자 제자는 다리 보는 재미라도 없으면 가르치지 않는다는 망언도 웃어 넘긴다. 머리를 박은 상태에서 대답하는 걸 못할까봐, 집에서 연습을 했다고 했다. 우리에겐 아직 힘이 없다.

놀이터에서 우리 친구할까, 하던 장면은 참 간단했다. 그러나 삶은 점점 간단치 않다. 어떤 동기는 피할 수 없게 절대적이다. 그러므로 사슴반은 가느다란 다리로도 폭력적 상황을 견뎌낼 것이다. 그녀도 같은 폭력을 연출할 수 있는 위치가 되면, 절실했던 첫 마음 같은 건 잊혀질까.

아아, 그녀의 견딤이 우리의 견딤이다. 마음이 아파 죽겠다. 비관은 아무 것도 바꾸지 못하지만, 우린 고작 비관이나 하며 견딘다. 사회와 부조리에 대처하는 방식에 대해 선배들은 우리 세대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글을 통해, 술자리를 통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당신의 시대에 비해 뭐가 그리 달라졌을까.

애초부터 권력은 정의나 연대같은 그런 순진한 단어로 깨지지 않는다. 깨진 듯 보였다가 더 세밀하고 정교해질 뿐. 그러니 우리는 견디고 견뎌서 저 권력의 끝자락에라도 편입되어 보겠다고 버둥거리고 있다. 고작 30대에 100억 벌은 부자에 관한 책이나 읽으면서. 그래 다른 건 몰라도 영어 수업은 영어로 가르치면 좋겠다, 생각하면서.

대학교 1학년이 언니 저 앞으로 취직은 할 수 있을까요, 하면서 눈물을 질질 짤 때, 나는 해 줄 말이 없었다. 원정출산하고 온 선배를, 나는 욕할 수 없었다. 불합리함을 견디고 있는 친구에게, 나는 그래도 1년 금방 가잖아, 잘 버텨야지 뭐, 라고 밖엔 말할 수 없었다.


3.

저 봉우리를 넘으면 행복이 와라락 쏟아질 줄 알았다. 글자를 익힌 후부터는 주욱, 그럴듯한 어른으로 자라날테다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세우고, 화이팅을 외쳐왔다. 그러나 미래를 위해 현재를 포기하는 태도로는 평생 행복하기 어렵다. 분명히.
Febuary 06, 2008 23:10 Febuary 06, 2008 2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