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에 비친 내 모습

Posted at October 19, 2010 13:32// Posted in inspiration/daily life

인사말

1. 요사이 필라테스 할 때 가장 신경쓰고 있는 건 배, 어깨, 등의 밸런스를 찾는 거다. 컴퓨터 많이 하시죠? 라는 질문이 디폴트일 정도로 자세 나쁘고, 무근육 인간에…. ㅠ_ㅠ 배와 등에 힘이 없고 상체가 자꾸 앞으로 굽어지면서 어깨는 라운드 숄더가 되어가고;;; 이러다보니 어깨와 목 근육이 긴장되어 나중엔 머리까지 아파지는 악순환. 이 밸런스는 소화기관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정도면 아주 나쁜 건 아니라고 태연은 이야기하지만, 운동 전 후 거울에 비친 내 몸을 보면 차이가 많이 나는 게 눈에 보일 정도다.

어제 거울 앞에서 쇄골과 어깨의 자리를 찾으며 태연이 한 말이 자꾸 귓가에서 빙빙 돈다. 이 근육의 위치, 자세, 느낌, 긴장이 되는 자리와 아닌 자리를 기억하라고. 절대 거울을 보고 자세를 찾지 말란다. 거울을 보고 자세를 잡으면 그냥 잘못된 축이 다른 잘못된 축으로 바뀔 뿐이지 몸이 나아지진 않는다고. 네 밸런스를 찾는 건 거울에 비친 네 모습이 아니라 네가 가진 근육의 힘이라며.


2. 어제 곰을 야단치며 대박 속상했다. 너 빨리 잘못했다고 말하라고, 그 말 진심이냐고, 그 말이 진심이면 널 아낀 네 주변 사람들은, 네가 재밌어 한 시간들은 다 뭐가 되냐고 막 성질을 부렸다. 개차반이 너에 대해 어떻게 말하던 무슨 상관이냐고, 너한테 소중한 사람들이 너에 대해 하는 평가는 다 무시한 거냐고 신경질을 부리는 동시에, 어린 녀석이 그렇게 눈물 콧물로 며칠을 보내게 한 경험이 너무 마음 아프다.


3. 스스로 自 믿음 信. 진짜 자신감 있는 사람은 타인의 시선이 필요없다. 거울 따위 없어도 알 수 있다. 중요한 건 내 근육이 있는 위치를 알고, 걔들이 쓰이는 느낌을 알고, 그 밸런스를 찾고자 살면서 계속 노력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스무살 곰이 쑥과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되는 동안, 이보다 훨 더 심한 사건, 더 숱하게 눈물나고 속상할 경험이 네 곁을 지날 거란다. 그러나 그 일을 하면서 네가 느꼈던 재미, 흥분감, 네 스스로 이 일이 네가 잘하는 일이라 느끼는 그 기분은 누구도 못 건드릴 네 소유고, 아무도 해치지 못할 너 자신이야. 그러니 무엇보다, 너 스스로 너를 믿는 법을 배웠으면 좋겠어. 그리고 나는 ㅎㅎㅎ 내 배, 어깨, 등 근육이 제 위치를 찾고 힘이 세지는 법을 배워야 하고 말이지. 이눔시끼. 화장품 따위 전혀 필요없고, 선물로 준대도 하나도 안 기쁠 거야. 앞으로 니가 그 방법을 배우는 과정을 지켜 보는 게 가장 큰 선물이란다. 부디 강해지려무나.

October 19, 2010 13:32 October 19, 2010 13:32


모바일

Posted at May 05, 2010 21:48// Posted in inspiration/daily life

1. 모바일앱과 웹

얼마전 이 주제로 세미나도 했던 걸로 아는데, 생각을 계속 해보기 위해 메모.

며칠 전, 영화 예매를 하고 있었다. 메가박스도 롯데시네마도 앱이 있는데, CGV가 없다. 이런 설탕회사같으니, 하며 궁시렁거리며 웹사이트에 들어갔더니, m.으로 시작하는 모바일 페이지가 있네. 베타를 달고. 이 날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영화가 없어서 메가박스에 갔고, 오늘 CGV로 영화 예매를 해봤는데 무리없이 잘 된다.

cgv lotte mega
왼쪽부터 CGV, 롯데, 메가박스 예매 페이지

여러 플랫폼을 고려해서 서비스를 제공해야하는 사업자 입장에선 앱으로 패키징 하는 것보다 웹으로 만드는 게 자원 배분 측면에서 나을 거 같다. 나중에 윈모나 안드로이드에서도 CGV 예매 해봐야징. 각 플랫폼을 모두 고려하여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배포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일지 잘 실감이 안되는데, 꽤 귀찮은 일이 아닐까 싶다.

근데 PC랑 다를 거 뭐 있다고, 이렇게 쉽게 거래 승인이 떨어져도 되나? 이거 보안에 문제 없는 거 맞누…. 이런 생각에 신용카드는 안쓰게 된다. 핸폰 소액 결재했다.


2. 평점시스템

영화도 그렇고 레스토랑도 그렇고 책도 그렇고 어딜가나 별 다섯 개 만점을 주도록 되어있다. 근데 늘 그렇듯 나와 취향 상관없는 ‘불특정 다수’의 평을 봐야 하는 게 맘에 안들고 선택할 때 불편하다. 엊그제 본 영화(킥애스)도 예매율은 0.4%인가로 제대로 낮았는데 완전 재밌어서 어쩔 줄을 몰랐으니까. 레스토랑은 어떤가. 윙버스 맛집 평가는 보고 있으면 가끔 너 알바지 가서 물어보고 싶을 때도 있고. 내 연락처에 등록되어 있는 사람들의 추천 리스트를 가까운 순서대로 볼 수 있으면 환상적일 것 같다. 오늘도 평점 시스템과는 전혀 관계없이 아날로그의 세상에서 추천 받은 영화(블라인드 사이드)를 골랐다. 동호, 재희님 고맙.

개인의 취향과 물리적 위치와 사회적 관계의 결합, 그리고 이 결합을 토대로 일어날 크고 작은 구매결정. 상상해보니 완전 재밌을 거 같다. :) 두근두근.

May 05, 2010 21:48 May 05, 2010 21:48


멸종 위기의 남자와 여자

Posted at April 24, 2010 07:46// Posted in inspiration/daily life

학교 다닐 때 군호랑 윰댕이랑 공모전 나간다며 남자 화장품을 주제로 뭔가 끄적거린 게 엊그제 같은데 시장은 급속도로 변했다. 나이가 어릴수록 그루밍에 열심인 남자애들 찾기가 참 쉬우니까. 누나, @#$에서 새로나온 자외선차단제 써봤어요? 완전 좋던데. 새로 나온 무슨 무슨 팩은요- (심지어 남자 화장품도 아니다…. 난 그런 거 나온 줄 모르고 있었는데….) 자기 전에 녹차 티백으로 뭘 하라는 둥 수준급 전문가들이 아주 흔해졌다. 이게 사회 변화를 반영하는 건지 화장품 회사들이 새로운 시장을 찾아나선 결과인지는 나도 모르겠소만.

안상현님과 마사지샵 이야길 하다가 나 아는데는 다 피부관리 하는데라, 했더니 그것도 좋단다. 그루밍 너무 열심히 하지 말어!! 남자가 그러면 안 예뻐~ 라고 했더니 살짝 노친네 취급한다. 흑. 남자는 점점 예뻐지고 여자는 점점 거칠어지시니 결국 하나로 수렴할 거라나.

남자다운 남자, 여자다운 여자는 멸종 위기다. 울 팀의 워킹 맘들은 집에 아이두고 나오면 일하는 동안은 아기 생각이 안난단다고 하시니 언니들 대단해. 외려 아저씨들은 가족사진을 책상 위에 전시하며 아이 이야기를 할 때는 한껏 애틋하시다. 게다가 오늘 받은 충격. 서점에 피부 미남(!) 프로젝트라는 책이 버젓히 누워있었다. 어휴. 피부가 참 좋으세요, 이 말 들으려고 얼마나 애쓰면서 사는데 이제 피부 상태를 두고도 남자랑 경쟁해야 하는거니. 흑흑. 혹은 여자로서 시장가치 안에 내가 평생 벌어들일 수 있는 돈도 포함된지 오래라는 걸 이제서 인정하기 시작했다. 기정같은 예외를 제외하고 ㅋㅋ (자 이 자리를 빌어 @boogab 오라버니 울 기댕 거둬주어 고마워요 ㅎㅎ) 소개팅 하면서 전 결혼하면 일 안할건데요~ 하면 남자분들이 먼저 도망갈 걸. 남자들도 약아진 거지. 결정적 장점이 없다면 고만고만하게 다 과락은 면해야 한다.

양성성을 모두 갖춘, 외적 내적으로 훌륭한 젊은이를 지향하는 건 꽤 피곤한 일이다. 예쁘장하면 됐지 똑똑하고 성공까지 해야하고, 공부잘했고 돈 잘벌면 됐지 훈남에 잘 관리된 피부와 몸매까지 자랑하며 살아야 한다는 건. :) 그러나 언제든 과도기에는 부작용이 있기 마련인데, 어두운데서 열심히 비비크림 바르셔서 인절미 같은 얼굴에 송충이 눈썹을 한 놈을 마주했을 때 표정관리를 해야 한다거나 (신상아, 니 얘기야) 남자도 화장이 대세라니 메이크업은 하는데 주변 아무도 클렌징에 대해 강조해 주지 않아서 피부가 점점 안좋아진다거나, 이번 달 피부과에 돈을 너무 많이 써서 데이트 비용을 부담하기 힘들다는 걸 적극적으로 피력하는 남자분을 만난다거나 하면, 아 이건 뭔가요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윤희 언니가 서래마을에서 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이제 남자다운 남자 찾으면 안된다며, 내 애를 나아도는 무슨, 평생 먼저 사귀자는 고백 한 번 안하고 살고 있는 이삼십대 남자가 수두룩 할거라며, 요새 남자들은 가능성을 무척 많이 보여주지 않으면 들이대지 않는다며 슬퍼했다. 한 마디로 테스토스테론의 종말. 이 시대가 맘에 들지 않는다며 멜 현정 윤희언니 모두 남자다운 남자는 어디갔냐고 통탄하였으나 집에 와 다시 생각하니 문제는 그 자리에 있는 우리 셋 모두 과연 전통적인 관점에서 여자다운가 하는 거였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반가워 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종잡을 수가 없다.

April 24, 2010 07:46 April 24, 2010 07:46


리더십

Posted at April 22, 2010 22:57// Posted in inspiration/daily life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온도가 높은 한 주가 지나가고 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는 좀 떨어져서 동네 불구경하듯(?) 관찰할 수 있는 입장이지만. 호호.

74년생 마크가 59년생 에드에게 언성을 높이는 장면은 역시 동양인 정서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사람들은 농담으로 그래도 지난 번엔 귀는 하나 입은 둘이었는데, 이번엔 그나마 하나 있던 귀마저 어디다 버리고 왔다며 힘들어했다.

하지만 높이 살 점 한 가지는
일주일 내내 그리 계속 떠들 수 있는 그 에너지다.
하루 종일 한 칸도 떨어지지 않은 충전 표시등을 보여주는 그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지. (놀라워 정말)

APAC 팀 전체에서 한 명 빼고 모두 그보다 나이가 많다고 할 정도로 승진이 빠른 데는 이유가 있겠지. 하지만 dotty님이 올린 리더십 평가항목을 보면서 스쳐간 생각은 (원문 글은 여기)

1) '조직 피라미드의 위에 있다'와 '리더십이 있다'가 같은 말이 아니라는 것 2) 내가 원하는 것이 조직 내에서의 성장(까놓고 말해서 초고속 승진 ㅋㅋ)이라면, 굳이 모든 항목에서 만점을 받고자 애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어쩌면 저 영역 중 한 가지라도 확실하면 될 듯. 물론 평생 부족한 항목을 채워가며 완전체(?)가 되고자 노력해야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단점을 보충하는 것보다 장점을 극대화하는 게 빠르겠다.

April 22, 2010 22:57 April 22, 2010 22:57


굳이 주커버그가 주장하지 않아도

Posted at April 14, 2010 01:22// Posted in inspiration/daily life

오늘 선배와 저녁 약속이 있었다. 워낙 익숙한 곳이어서 새로울 것도 불편할 것도 없는 장소인데, 다만 옆 테이블 손님이 거슬렸다. 얼핏 보기엔 그저 평범한 데이트인가 했다. 대화 내용을 듣지 않으려 해도 남자 목소리가 너무 커서 자꾸만 대화가 우리 테이블까지 넘어온다.

종합하면 남자는 H고등학교를 졸업한 모 병원 의사. 과장. 유부남. 여자는 프랑스로 유학 갔다온 인테리어 잡지 에디터. 미혼. 둘은 서로 집안끼리 알고 한 때 연애도 했던 사이. 남자 말투가 완전 경우 없고 질이 안 좋은게 빤히 보여서, 옆에서 보면 누가 봐도 저 남자 최악이야! 딱 보니 사이즈 나오는데 저 안에 있는 사람은 너무 가까운 사이여서인가, 인지하지 못한다니 신기할 뿐이다. 모르는 옆 자리 그녀 손을 붙잡고 아 저 남자와 얽히지 마세요 말해주고 싶을 지경이었다.

굳이 주커버그가 주장하지 않아도, 프라이버시의 시대는 간다. 그들의 대화를 통해 얻은 정보로 조금 공들여 검색하면 둘의 이름과 유부남의 와이프 이름 따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그 정도의 오지랖과 정의감이 있을 리 없고, 누군가 polygamy를 옹호하는 삶을 살건말건 내 알 바 아니외다. 하지만 최소한의 조심성은 있어야 되는 게 아닌가 파트너가 있는 사람이라면,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나이 더 먹으면 생각이 달라질런지 모르겠으나. 그 여자는 무슨 생각으로 결혼한데다 한 때 자길 좋아했던 남자를 1:1로 만나는 것이며, 남자는 있을 때 잘하지 놓쳐놓고 이제와서 뭐 어쩌자고 여잘 만나 자기 와이프와 장인장모 욕을 하고 있을까 싶었다. 낮말도 밤말도 들을 이가 참으로 많고, 세상은 갈수록 좁아져 가는데 겁도 없다.

April 14, 2010 01:22 April 14, 2010 01:22


First Things First

Posted at October 21, 2008 23:31// Posted in inspiration/daily life

중요한 일은 재미없고 지루하시며 끈기를 요구할 때가 많고
재미있는 일은 한 철 장사로 끝나버리기가 무지 쉽고
그 재미를 어떤 ‘큰 일’로 지속시키기가 어렵다.

나를 흥분시키고 소명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일,
그러나 말하자면 우선 순위는 낮은 일과
중요하지만 우선 순위가 높고 급한 일 사이에서
아 하기 싫어 정말!! 을 외치고 있는 내가 한심하여

반성모드로 쓰는 짧은 초딩 일기.

October 21, 2008 23:31 October 21, 2008 23:31


Pink Identity vs Black Identity

Posted at July 14, 2008 19:46// Posted in inspiration/daily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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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친한 친구가 S 그룹 신입사원 연수에 들어갈 때 받았던 공지 이메일의 한 문장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치마 정장은 남사우들의 음심을 자극할 우려가 있으니 삼가 주십시오.

미친 거 아냐!! 경악은 잠시뿐, 온통 여성스러움(말하자면 Pink Identity)밖에 갖고 있지 않던 친구는 난데없이 없는 바지정장을 사러 온 백화점과 동대문을 다 돌아다녀야 했더랬다.


2.

닮고 싶은 ‘언냐들’이 이렇게나 많은 조직이라니, 나는 복받았다.

우습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더 이상 팀장 손님에게 커피 심부름 할 일도 없고, 팀 전체의 영수증을 처리하며 내가 대학은 왜 나왔니 욕할 일도 없으며, 술자리에서 업소에서 나온 언니인지 자신과 함께 일하는 동료인지 구분 못하는 상사도 없다. 일이 많아 퇴근을 못할지언정 차수 높여가며 단란함을 과시하고, 그 방법 외에는 스트레스 풀 줄 모르는 아저씨들도 없다.

오래 고민했고, 아직도 고민 중이다. 어짜피 이 세계는 기본적으로 남성성의 세계이니, 그들의 룰에 나를 맞추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내가 보일 수 있는 여성성(Pink Identity)은 최대한 죽여야 한다고 여겼다. 블랙 수트에 바지 정장, 스커트를 입어야 한다면 무릎까지만, 엉뚱한 시선으로 보여져봤자 좋을 거 없다고.

남자들은 친해지면 술자리에서 형,형님, 잘도 부르는데 나는 회사 선배를 언니라고 부르면 안되나 어찌보면 사소한 고민도 했다. 왜 남자들에겐 형이라는 높임말이 있는데 여자들에겐 언이 없는 거야 헛소리 해가며.

나는 울 상무님이 패셔너블해서 좋다. 가끔 내가 IT가 아니라 패션이나 뷰티 인더스트리로 들어온 게 아닌가 착각하게 될 정도. “옴마나, 저 원피스 엊그제 잡지에서 본건데 열라 잘 소화하셨구랴.” 속으로만 말하고 앉아 있는 시츄에이션. 첫 직장에서 두께가 넓은 헤어밴드와 블랙 컬러 네일, 초록색 구두를 신었다고 HR에서 ‘앞으로도 그러고 다니실 거에요?’라고 야단 맞았던 것에 비하면, 동시대의 조직이 이렇게나 다를 수 있구나 싶다.

여성이 여성이 아닌 다른 성별이 되어야만 했던 시대는 지난 것 같다. 나는 상무님을 볼 때마다 그녀가 Pink Identity를 버리지 않고도 성공한 선배가 되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든다. 가끔씩 내 닮고 싶은 ‘언냐들’이 나는 일을 잘 할 ‘의지’가 부족한 게 아닐까, 남성 동지들 보다 ‘버티려는’ 근성이 약한 게 아닐까 고민하는 것을 볼 때 다 지나가리라 말하고 싶다.

언니 없이는 못 버틸 철 안난 울 팀 소년들을 위하여, 부디 Cheer you up!

July 14, 2008 19:46 July 14, 2008 19:46


짬밥 무서워

Posted at May 19, 2008 00:09// Posted in inspiration/daily life

아프고 약해졌어도 당신 아직 죽지 않았음을 보여주시는 아버지. 오늘 들은 옛날 이야기는 꽤 재미있었다.

3년차 사원 A군. 어느 날 사표를 냈다. 너 회사에서 기대가 크고 앞날이 창창한데 그만두려는 이유가 뭐냐 물었단다. 대답은 "친구들이랑 뭐 좀 해보려고요." 그 사원 나가더니만 친구들 여덟을 모아 회사를 차렸고, 성공했고, 이렇게 인터뷰도 여기 저기 나오게 되었다는 얘기. 그리고 관찰자 입장에서 떡잎 시절을 기억하건데 리더십 있고 피플 스킬도 좋았다는 회상.

비슷한 연배에 같은 학교 같은 전공 B군, 금융권 구조조정 때 잘리고선 현재 스코어 마흔 넘은 나이에 어머니랑 같이 살며 장가도 못가고 백수로 지낸다는 열라 컨트라스트 강한 한 방까지.

초기 조건의 민감성, A와 B가 보여줬던 다른 점, 부를 인생 목표로 삼는 일과 신앙에 대해 이야기하였고, 일 년 가까이 고민한 주제가 허무하게 결론났다. 어머니의 '그 녀석 엄마 따순 밥 못 먹고 컸다니' 멘트와 함께 짬밥의 무서움을 온 몸으로 실감한 하루.

May 19, 2008 00:09 May 19, 2008 00:09


picture01

내가 자고 있는 사이, 지구 반대편은 깨어 있다. 팀원들은 전 세계에 퍼져있고, 모두에게 좋은 시간은 없다. 누군가의 공휴일, 누군가의 밤10시, 누군가의 새벽4시를 모두 조율하고서는 우린 만날 수 없다. 창조 이래 가장 좁아진 지구. 압축된 시간과 공간.

프랑스인의 영어, 호주의 영어, 브라질 억양, 어딘지 잘 모르겠는 동유럽스러운 억양이 섞인다. 인도식 영어 뒤에는 잠시 모두 침묵하였다.

세계는 평평해진다. 신은 해가 뜨면 일어나고 해가 지면 자는 삶을 설계하셨을텐데, 뭐 대단한 일 한다고 날이 밝는 것도 지는 것도 잊고 형광등만 쬐도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한다고 말하며 산다. 24시간 편의점은 그렇다쳐도, 24시간 고깃집이 이렇게 많은지 미처 몰랐었다. 이제 맥도날드 24시간 영업이 익숙하고, 웰빙 뜰 때 같이 떴다 대기업에 인수된 마켓오도 24시간 테이크아웃 된다고 큰 간판을 달았다.

나는 잘 먹고 잘 자는 법을 잊어버린 세상을 살고 있다. 가끔은 어제보다 오늘이 나아진 게 맞나 싶다.

May 01, 2008 21:43 May 01, 2008 21:43


얼굴

Posted at Febuary 04, 2008 00:03// Posted in inspiration/daily life




전에 썼었다. 얼굴은 '얼'의 '굴'이라고.

같은 사람의 다른 얼굴.
사진과 실제 사이에 두 계절이 놓였다.

사진을 정리하면서, 얼굴을 방치하여 미안하다고 사과하였다.
Febuary 04, 2008 00:03 Febuary 04, 200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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